[스크랩] 201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흰꽃이 지다 / 오영애 흰꽃이 진다 한꺼번에 진다 비를 맞으며 서서 수십 톤씩 진다 무더기무더기 진다 바야흐로 진다 가슴이 하나 진다 통곡하듯 진다 둥둥 떠서 진다 꽃상여로 진다 절뚝절뚝 진다 맨땅위에 진다 색 없이 진다 화 없이 진다 자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9
[스크랩] 201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구름사촌 / 조규남 내 발도 하늘을 문질러본 기억이 있다 나무이파리처럼 시원하게 흔들리며 하늘에 발자국을 찍어본 일이 있다 바람이 건들대며 쓰다듬고 지나가면 구름도 덩달아 내 발을 슬쩍 신어보고 도망가던 자국이 자꾸 간지럽다 운동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9
[스크랩]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노숙 / 이영종 열차와 멧돼지가 우연히 부딪쳐 죽을 일은 흔치 않으므로 호남선 개태사역 부근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열차에 뛰어들었다는 기사를 나는 믿기로 했다 오늘밤 내가 떨지 않기 위해 덮을 일간지 몇 장도 실은 숲에 사는 나무를 얇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9
[스크랩] 2012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우물이 있던 자리 / 이승혁 잠 못 이루는 잔별들이 풍덩 깊은 우물 속으로 빠져 드는 밤 할미의 쇠잔한 잔기침을 받아내는 밤안개가 처마 끝에서 너울지며 유영하고 있었지 빨랫줄에 걸린 물때의 온기가 자정을 적실 때면 어린 나의 입속으로 곶감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9
[스크랩] 2012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철새를 만나다 / 홍철기 문득 뭇별들의 제자리걸음이 그렁그렁한 눈물을 머금게 하는 밤 안개 속 방파제는 육지로 난 길 인양 어서 나아가 보라며 건너가 보라며 나를 부르는데 엉겨 붙어 나를 말리는 바람 그래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울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9
[스크랩] 201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거미줄동네 / 박광희 뿌리 같은, 오래된 골목이 줄에 걸려 바동거린다 나지막한 지붕들이 이마를 맞댄 좁다른 풍경 TV안테나선, 전깃줄, 빨랫줄들이 하늘을 묶은 제각각의 각도를 가진 도형들로 골목은 늘 무겁다 낡은 시간을 매단 전봇대, 습한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5
[스크랩] 2012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귀화(歸化), 혹은 흑두루미의 귀환(歸還) / 정영희 아무르 강 소인이 찍힌 항공우편이 도착했다 우표 네 귀마다 고드름이 박혀있는 흑갈색 편지에는 온난화 현상도 이곳에선 세계대백과사전에서나 읽어보는 호사라며 한낮에도 발가락을 날개 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5
[스크랩]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저무는, 집 / 여성민 지붕의 새가 휘파람을 불고, 집이 저무네 저무는, 집에는 풍차를 기다리는 바람이 있고 집의 세 면을 기다리는 한 면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 저무는 것들이 저무네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엔 저물기를 기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3
[스크랩] 2012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목련꽃 / 조영민 꽃이 문을 꽝 닫고 떠나 버린 나무 그늘 아래서 이제 보지 못할 풍경이, 빠금히 닫힌다 보고도 보지 못할 한 시절이 또 오는 것일까 닫히면서 열리는 게 너무 많을 때 몸의 쪽문을 다 열어 놓는다 바람이 몰려와 모서리마다 그늘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3
[스크랩] 2012년 국제신물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2년 국제신물 신춘문예 시 당선작 얼룩진 벽지 / 성명남 독거노인이 사는 벽 귀퉁이에 어린 재규어 한 마리 숨어 산다 우거진 풀숲 사이로 자세를 낮춘 짐승의 매화무늬가 보인 건 열대우림 같은 우기가 시작된 며칠 뒤였다 지직거리는 TV속 동물의 왕국에선 재규어가 강물 속에 .. 신춘문예당선작 2012.01.03