허공 속으로

짝퉁천국

시인 유영호 2018. 10. 1. 11:44

짝퉁 천국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 유영호

 

온 나라에 미친바람이 분다

가방하나 사기위해 적금을 붓고

백화점 명품세일행사에

새벽부터 줄서는 것도 성에 안차  

신용카드 몇 개로 바다를 건넌다

명품백 하나만 들면

짝퉁인간도 명품될 거라는 믿음에

학생은 가방알바로 공부를 손놓고  

주부가 산 할부 명품백은

장롱 속에서 빈둥거리면서

가족들의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

겉만 번지르르해 보이는

속이 텅 빈 물건들

저마다 잘났지만 발걸음은 무겁다

명품은 짝퉁도 명품으로 만들지만

짝퉁은 명품을 제아무리 들어봐야

결국 짝퉁일 뿐인데  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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