짝퉁 천국
유영호
온 나라에 미친바람이 분다
가방하나 사기위해 적금을 붓고
백화점 명품세일행사에
새벽부터 줄서는 것도 성에 안차
신용카드 몇 개로 바다를 건넌다
명품백 하나만 들면
짝퉁인간도 명품될 거라는 믿음에
학생은 가방알바로 공부를 손놓고
주부가 산 할부 명품백은
장롱 속에서 빈둥거리면서
가족들의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
겉만 번지르르해 보이는
속이 텅 빈 물건들
저마다 잘났지만 발걸음은 무겁다
명품은 짝퉁도 명품으로 만들지만
짝퉁은 명품을 제아무리 들어봐야
결국 짝퉁일 뿐인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