허공 속으로

神의 오만함을 질책한다.

시인 유영호 2009. 11. 9. 15:32

神의 오만함을 질책한다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流星/유영호


아픈 몸 낳게 해주고

어떻게 하든 내 아이들

주린 배라도 채워야 한다고

빌고 또 빌었는데

대체 당신은 뭘 해준 것 입니까

 

온몸 부서져라 일하고

내라는 세금 꼬박꼬박 냈습니다

단 한 번도 남이 가진 것

욕심낸 적 없었습니다

 

병들어도 약 한 봉 없어

혀를 깨물어야 하는

사고로 병으로 굶주림으로

귀한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

당신은 말하겠지요

믿음이 없어서 정성이 부족해서

기도를 열심히 안 해서

이도저도 아니면 게을러서라고


왜  神은 꼭 먼저 받아야 합니까

먼저 잘 살게 해주어

고마워서 기도하게 하면 안 됩니까  

당신은 또 말하겠지요 

오만한 인간들이

지가 잘나서 잘 사는 줄 알고

神을 찾지 않는다고


기도해야 이뤄주겠다는 神이나

이뤄주면 기도하겠다는 인간이나

뭐가 다르다는 것입니까

이제, 그 이기심 내버리고

먼저 베풀어

고통 받는 이 없게 해주십시요 

 

그래야 하는 것 아님니까

당신은 神이니까 

'허공 속으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세상은 불통 중  (0) 2010.01.12
요즘 세상보기 ·2  (0) 2009.12.20
혹독한 겨울   (0) 2009.11.09
염치없이 뜨는 달  (0) 2009.10.12
나락으로  (0) 2009.08.08