허공 속으로

2011년 대한민국 여름

시인 유영호 2011. 11. 29. 16:39

2011년 대한민국 여름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流星/유영호 

 

길모퉁이의 허름한 여관에서

하루는 곤죽이 돼 버렸다

종일 끼니를 거른 몸뚱이는  

달려드는 모기에게

손사래 칠 기운조차 없다

구차한 음식물이

가파른 식도를 넘으면

텔레비전이 세상을 켠다

산사태 교통사고 살인사건

숟가락을 빼앗긴 사람들

아직 살아있어

방금 비운 밥 한 그릇이

눈물나게 고맙다  

깨끗한 정부 공정한 법집행 물가안정 서민복지...

가카께서 쏟아내는 립 서비스는

여전히 감미롭고

에어컨은 악다구니쓰며 돌아가지만

방안은 찜질방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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