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1년 대한민국 여름
流星/유영호
길모퉁이의 허름한 여관에서
하루는 곤죽이 돼 버렸다
종일 끼니를 거른 몸뚱이는
달려드는 모기에게
손사래 칠 기운조차 없다
구차한 음식물이
가파른 식도를 넘으면
텔레비전이 세상을 켠다
산사태 교통사고 살인사건
숟가락을 빼앗긴 사람들
아직 살아있어
방금 비운 밥 한 그릇이
눈물나게 고맙다
깨끗한 정부 공정한 법집행 물가안정 서민복지...
가카께서 쏟아내는 립 서비스는
여전히 감미롭고
에어컨은 악다구니쓰며 돌아가지만
방안은 찜질방이다.